'출구 없는' 이재명 단식…쓰러져야 끝날까 [이슈+]

입력 2023-09-15 19:59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이 길어지고 있다. 단식을 풀기 위한 명분이 없는 상황에서 '출구가 없다'는 당초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쓰러지는 것만이 출구 전략'이라는 자조도 나온다.

15일, 단식 16일째를 맞은 이 대표는 체력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의료진의 경고에도 여전한 단식 강행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당 대표 비서실장인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들을 만나 "의료진의 모니터링 결과, 이 대표의 현 상태는 전체적인 신체기능이 심각히 저하되고 특히 공복 혈당수치가 매우 낮아 건강이 대단히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이라며 "의료진은 이 대표의 입원을 권고한다는 소견을 내놨다"고 전했다.

그러나 천 의원은 "현재 이 대표는 단식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매우 강하게 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단식 11일 차를 맞은 지난 10일부터 확연하게 체력이 떨어진 듯한 모습을 보였다. 꼿꼿하게 앉아 있던 이 대표는 이날부터 농성장에 자리를 깔고 누웠고, 단식 14일 차를 맞은 지난 13일부터는 야외에 설치했던 천막 단식 농성장을 실내로 옮겼다. 이 대표는 단식 15일 차부터는 지팡이를 짚은 채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단식 강행 의지에 '출로 만들기'에 고심하고 있다. 현재 강력하게 거론되는 이 대표의 단식 중단 명분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직접 방문과 ▲윤석열 대통령의 만류 등 두 가지다. 이 대표의 단식이 장기화할수록 민주당이 문 전 대통령과 윤 대통령을 자주 언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우선 문 전 대통령이 직접 이 대표를 만나러 와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문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노영민 전 실장이 이 대표를 찾았지만, 이것으로는 단식 중단의 명분으로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13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하이킥'에서 "수일 내로 문 전 대통령이 상경해 단식을 만류해주는 모습을 갖춰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이 대표 단식이 14일이면 보름째 접어든다. 그럼 인체상에서 괴사 등 여러 가지 반응이 온다"고 우려했다.

문 전 대통령은 오는 19일 열리는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 학술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온다. 이를 계기로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표를 찾을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이 대표의 체력이 이미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라 마냥 문 전 대통령을 기다려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크다



그러는 한편 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향해서도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 23명과 지역 원외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을 항의 방문해 윤 대통령이 "비정하고 잔인하다"고 규탄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16일째 단식 중이다. 건강이 많이 악화됐고 기력이 쇠해 앉아있을 힘조차 없다"며 "정부·여당 인사 어느 한 사람 '안타깝다', '단식을 멈춰달라'고 손을 잡고 걱정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참으로 비정하고 잔인하다"며 "윤 대통령에게 촉구한다. 국정 운영 기조를 완전히 전환해서 쇄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도 대통령실이 이 대표의 단식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이 '금도를 넘어선 것'이라고 비난했다.

고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많은 주변 사람들은 계속해서 단식을 만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조차도 대통령실에서는 아무런 미동도 메시지도 없는 걸 보면 정말 금도를 넘어선 집단이구나 하는 생각이 참 많이 든다"고 했다. 이어 "다시 한번 대통령실의 비정함을 확인하는 순간들이어서 좀 씁쓸하긴 하다"고 했다.

그러나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이 대표 단식 만류'는 현실화할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야권 내에서조차 '이 대표가 쓰러지는 것이 유일한 출구'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쓰러지는 것 외에 다른 출구 전략이 보이지 않아 걱정된다"며 "이번 단식 투쟁이 어떻게 끝날지 전혀 예측이 안 된다"고 우려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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